NEWS

[헬스 조선] 스마트병원, 어디까지 왔나?

2021.05.04

Digital Health

[기획특집] 스마트병원, 어디까지 왔나? ④ 환자 중심 서비스를 위한 스마트 시스템

기사입력 2021.03.09
  •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4차 산업 기술의 발달은 의료 패러다임 전환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공급자와 치료 중심이었던 의료 서비스는 환자와 예방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각 병원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환자의 편의와 안전을 높이는 다양한 첨단 시스템을 발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AI 생체 인식 시스템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2019년 국내 의료기관 중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얼굴·지문 생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 생체정보 환자 확인 모습 /사진 제공=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 생체정보 환자 확인 모습 /사진 제공=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안면인식 시스템은 최초 사진 촬영을 통해 눈·입·콧구멍·턱 사이의 각도와 거리, 뼈의 돌출 정도 등 얼굴의 특징점을 추출해 저장한다. 이후 안면인식을 활용한 신원 확인 시 인공지능을 활용해 데이터베이스 내 자료와 비교하여 확인하게 된다.

    얼굴과 지문을 이용한 생체인식은 외래환자들의 병원 도착 확인 시 적용된다. 사전에 생체인식을 등록한 예약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무인종합정보안내 시스템인 키오스크 화면에 인증하면 자동으로 외래접수가 이뤄진다. 0.3초 만에 본인확인이 이뤄져 병원 이용 시간을 최대 10분까지 절약할 수 있으며, 도착 확인 후 외래진료 시 기존에 외래 간호사에게 구두로 직접 도착을 알려야 하는 불편도 해결했다. 또한, 생체인식 인증 시에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통한 신원 확인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개인정보보호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스마트 병실

    서울대병원은 환자 중심 병원 구현을 위해 2020년 10월 환자용 스마트 모니터와 병실 입구 디지털 사이니지, 간호사실 대시보드로 구성된 스마트 병실을 구축했다. 입원 환자가 의료진을 직접 만나야만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수동적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의 의료정보 획득은 물론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요구사항 등을 손쉽게 전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 스마트 병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 스마트 병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환자는 개인 병상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 모니터를 통해 ▲입원 생활 및 일정 안내 ▲맞춤형 건강정보 ▲검사, 수술, 교육 일정과 결과를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화면 터치만으로 수액 교체, 진통제, 화장실 보조, 각종 증명서 신청 등 요청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의료진도 반복적으로 해왔던 입·퇴원 생활 안내 등 단순 업무가 감소했다. 또한, 회진 때 환자의 병상 앞에서 검사 결과를 함께 보면서 설명할 수 있게 되는 등 환자 관리의 질이 한 단계 높아졌다.

    스마트 병실 시스템은 현재 일부 병실에만 도입되어 있지만, 병원 측은 향후 스마트병실을 전 병실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대병원은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활발한 소통의 플랫폼인 스마트 병실 시스템에 다양한 의료기기의 연결을 확대하고, 각종 첨단 기술을 접목해 꾸준히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환자 인식시스템

    치료 및 시술 전 정확한 환자 확인이 미흡한 경우 환자안전사고가 일어나기 쉽다. 병원에서는 이런 안전사고 발생을 막기 위해 환자의 이름 또는 등록번호를 구두 및 눈으로 확인하고 있지만, 혈액형이 다른 환자의 혈액을 수혈하거나 잘못된 약제를 투약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곤 한다. 특히, 고령 환자가 의사 표현이 힘든 환자들은 간호사가 정확한 환자 정보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 환자인식 PDA 사용 모습 /사진 제공=한림대학교의료원
    ▲ 환자인식 PDA 사용 모습 /사진 제공=한림대학교의료원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이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정확한 환자 확인을 할 수 있는 스마트 환자 인식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PDA로 입원 시 환자에게 지급되는 팔찌의 바코드를 인식한 뒤 채혈 검체, 경구약, 고위험 약품(항암제 등), 수혈용 혈액백 등에 부착된 바코드를 인식해 환자 정보와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해당 시스템은 구두 및 눈으로 확인하던 기존 방법보다 정확한 환자 확인이 가능해 채혈, 투약, 수혈 시 환자의 안전과 진료의 정확성을 한층 높여 주었다.

    진단 및 치료를 돕는 AI 시스템

    뇌, 유방, 폐 등 다양한 부위에 발생한 병변 검출에 활용하는 AI 영상 판독 시스템은 이미 많은 병원에서 진단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 AI 영상판독 시스템 /이미지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 AI 영상판독 시스템 /이미지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영상판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은 유방, 흉부 등을 촬영한 후 1분 안에 촬영 영상과 컬러 스케일(Color Scale) 영상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판독 보조시스템이 비정상의 정도를 확률값(Abnormality Score, %)으로 나타내어 판독 전에도 이상 유무를 알 수 있다. 병원 측은 해당 시스템을 통해 영상판독의 정확도는 물론 환자 안전까지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환자 중심의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을 위해 5G 기술과 MEC(Mobile Edge Cloud)가 결합한 5G 모바일 PACS(의료영상정보 솔루션)를 도입할 계획이다.

  • 5G 모바일 PACS /이미지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 5G 모바일 PACS /이미지 제공=용인세브란스병원

    SK텔레콤과 필드 테스트를 완료한 5G 모바일 PACS는 데스크톱 PC에서만 볼 수 있었던 엑스레이, CT, MRI 등 환자의 디지털 의료영상을 태블릿PC나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헬스케어 앱이다. 의료진이 회진 시 각 환자의 의료영상과 판독서를 확인할 수 있어, 이를 바탕으로 한 적절한 진료를 돕는다. 병원 측은 해당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의료 효율성은 물론 환자의 만족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AI는 진단뿐 아니라 치료 예측에도 사용되고 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비뇨의학과 이성호 병원장 연구팀은 2019년부터 요관결석 환자에 대해 인공지능을 이용해 체외충격파쇄석술 성공 여부를 90%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해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체외충격파쇄석술 실패 시 환자가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고, 수술과 같은 다른 추가치료를 받는 불편을 없앨 수 있었다.

    스마트 수술실

    서울대병원은 2020년 1월, 1979년 본관 준공과 함께 문을 연 수술장을 리모델링해 첨단 장비와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수술실로 탄생시켰다. 노후 수술장 환경 개선 및 수술실 확충을 통한 환자의 안전을 높이고, 적기 치료와 정밀 의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 스마트 수술실에서의 라이브 서저리 수술 모습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 스마트 수술실에서의 라이브 서저리 수술 모습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신설된 수술실은 복잡하고 다양한 수술실 내 의료장비와 각종 카메라 및 조명을 터치패널 하나로 제어할 수 있으며, 프리셋 기능을 통해 집도의와 수술 종류에 따라 원하는 수술실 환경을 터치 한 번으로 조성할 수 있다. 또한, 각종 영상을 수술실 내 모든 모니터로 송출하거나 제어할 수 있으며, 원내 어디에서나 해당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는 의료진을 위한 최상의 수술 환경을 조성해 궁극적으로 환자의 정확한 치료와 빠른 회복에 도움을 준다.

    이밖에 수술실에는 가스나 전기시설 등을 위한 바닥의 전선과 튜브를 없애고, 미생물 오염 예방 및 감염관리에 탁월한 실내 마감재 바이오클래드(Bioclad)를 적용해 안전사고와 감염 관리의 효율성을 한층 높였다.

    서울대병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2차 리모델링을 진행해 정밀 수술에 필요한 하이브리드·로봇 수술실을 증설할 계획이다. 새로 개설할 ‘첨단 융합 수술실’은 혈관 조영술 시설·CT 등 첨단 기기를 갖추고 중재적 시술과 일반 수술을 한 번에 시행할 예정으로, 수술 시간 단축과 향상된 치료 효과는 물론 수술 환자 적체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R코드 전자처방전

    신분증, 카드 등을 모두 스마트폰 하나로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됨에 따라 종이 처방전을 대체할 수 있는 전자처방전도 등장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2020년 9월 QR코드 전자처방전을 도입했다. 의사가 약 처방을 하면 환자 보관용과 약국 보관용 2종의 처방전이 발급되는데, 해당 시스템은 이 중 환자 보관용 처방전을 QR코드 형태로 바꿔 카카오톡 및 문자메시지 등 환자의 휴대폰으로 전송한다. 약국에서는 기존에 사용 중인 바코드 리더기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QR코드에서 전자처방전을 추출할 수 있다.

  • QR코드 전자처방전 사용과정 /이미지 제공=한림대동탄성심병원
    ▲ QR코드 전자처방전 사용과정 /이미지 제공=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전에도 전자처방전을 이용하는 병원은 있었다. 하지만 기존 전자처방전은 특정 약국을 지정한 뒤 온라인으로 전자처방전을 보내 사전에 조제 요청을 하는 방식으로, 병원과 약국 사이에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거나, 환자가 조제 요청을 해놓고 정작 다른 약국을 이용하는 ‘노쇼(No Show)’ 문제가 발생했다.

    QR코드 전자처방전은 환자의 약국 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이런 노쇼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병원·약국·환자·공인전자문서센터만 암호화된 형태로 전자처방전을 보관하고 환자 개인정보를 저장하지 않아 정보 보안에도 유리하다. 처방전을 중복해서 사용하거나 허위처방전 및 위변조의 가능성도 막을 수 있다.

    전자처방전은 환자의 편의를 높일 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 감소와 자원 절약 효과도 얻을 수 있다. 2018년 기준 종이 처방전은 연간 5억 건 이상 발급됐다. 처방전은 약사법에 따라 2년간 의무 보관해야 해, 국내 약국들은 엄청난 수의 종이 처방전을 보관하기 위한 별도의 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QR 코드 전자처방전은 데이터 형태로 보관할 수 있어 종이 처방전 보관을 위한 공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 QR코드 전자처방전 모바일 사용화면 /이미지 제공=한림대동탄성심병원
    ▲ QR코드 전자처방전 모바일 사용화면 /이미지 제공=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처럼 스마트 병원은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으며, 먼 미래의 일로만 생각했던 다양한 기술이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 2021년 현재 스마트 병원은 아직 초기적인 모습이지만, 정부가 한국판 디지털 뉴딜의 의료 분야 적용을 위해 스마트 병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앞으로 더욱더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